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포용성 전략
애니 장바티스트
구글 제품 포용성 및 형평성 팀 총괄
인터뷰 미션잇 편집부
사진제공 Google
애니 장바티스트는 현재 구글의 제품 포용성과 형평성 팀의 총괄 Head of Product Inclusion & Equity로서 구글 전체의 제품 포용성 전략을 이끌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국제관계학과 정치학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육대학원의 인트라프러너Intrapreneur이자 미국전기전자학회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티 라운드테이블 1804 소사이어티Haitian Roundtable 1804 society의 ‘주목할 만한 인물’로 선정됐으며, 2019년 페이스 투 페이스 아프리카가 선정한 ‘흑인계 스타 30인’이기도 하다. 애니의 이야기는 <에센스 매거진>, <비즈니스 인사이더>, <틴 보그> 등에 실렸으며, 2020년에는 구글의 포용력 있는 디자인을 다룬 책 ≪모두를 위한 제품Building for Everyone≫을 저술하였다.
애니 장바티스트 ⓒShamayim and Creative Theory
구글의 제품 포용성과 형평성 팀의 총괄을 맡고 계세요. 포용성과 형평성이 높은 제품이란 어떤 제품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구글 제품과 서비스는 어느새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었고 수십억 명의 삶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건 특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굉장한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구글이 수십억 가지의 필요를 이해하고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사용자가 어떤 사람이든, 어느 나라에 살고 있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에서 배제되었던 장애인, 여성 등도 남들과 똑같은 경험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요.
포용성과 형평성을 위한 노력이 구글의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군요. 어떤 계기로 이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아이티계 미국인이자, 왼손잡이 여성이에요. 소셜미디어 앱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카메라 자동필터가 있는데, 그 필터로 사진을 찍으면 제 피부가 너무 밝게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가족들과 사진을 찍을 때 몇 명은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화면에 너무 어둡게 나오거나, 제 친구들이 음성인식 기능을 사용하면 억양 때문에 기기가 명령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 또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은 대부분 오른손잡이를 위해 만들어져서 왼손잡이인 제가 사용하기 불편했어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이런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람은 또 누가 있을까?’라고 고민하게 됐죠.
개인적인 경험이 포용력 있는 제품 개발로 이어진 거군요.
제품을 디자인할 때 배제된 사람은 없는지 점검하고, 개발 과정 전반에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반영해야 해요. 구글은 제품의 포용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죠. 모든 인종을 고려했는가? 국적이나 언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제품인가? 모든 연령의 사람들에게 유용한 제품인가? 구글은 이런 과정을 거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어요. 앞으로도 이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예정이고요.
구글 I/O 2022 무대에서 발표하고 있는 장바티스트 총괄 ⓒGoogle
최근 포용성이 기업 성장의 필수 조건이 되었지만, 모두를 위한 포용적인 제품을 만드는 일이 과연 가능한지 의문을 가진 사람도 있을 텐데요. 이런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요?
포용적인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업의 리더들이 먼저 포용성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야 하죠. 특히 이런 제품이 기업 내에 어떤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해요. 포용적인 제품 개발에 의문점을 가진 사람들도 포용성이 왜 중요한지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말이죠. 또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려면 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세계 곳곳의 사람들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해요.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으니 기업의 입장에서는 성장의 기회라는 사실도요. 구글 직원들이 자신의 경험을 제품 디자인 프로세스에 직접 적용하고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으니 내부적으로도 좋은 일이죠. 포용성과 형평성을 높이는 일은 리더를 중심으로 하향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직원들의 노력을 통해 상향식으로 실현되기도 해요.
구글의 포용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구글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포용적인 제품이 몇 가지 있어요. 먼저 음성 대화를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주는 안드로이드 기능인 구글 라이브 트랜스크라이브Google Live Transcribe가 대표적이죠. 청각장애나 언어장애 등 다양한 이유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접근성 기능이에요. 구글 맵Google Maps으로 휠체어 이용자도 사용하기 편한 접근성 높은 장소를 검색할 수도 있고요. 여성 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우울증 자가평가 기능도 추가했어요. 사용자가 구글 검색 엔진으로 건강 관련 정보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 아래에 구글이 개발한 우울증 자가진단 검사가 자동으로 추천돼요. 모두 사용자 연구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죠.
저술하신 책에 나온 ‘모두와 함께, 모두를 위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라는 구절이 큰 울림이 있었는데요. 구글에서 모두를 위한 제품을 실제로 어떻게 개발하고 있나요?
장애인 커뮤니티와 파트너십을 맺거나 장애를 가진 구글 직원들과 협력해요. 장애인 당사자가 직면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배우고, 제품을 새로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을 개선해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직접 물어보죠. 앞으로는 공동개발과 협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를 가진 사용자를 ‘고려한’ 제품인 동시에, 장애를 가진 사용자와 ‘함께 만든’ 제품이 되어야 하죠.
제품의 설계와 개발 과정 전체를 포용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해요.
아이디에이션, 프로토타입 제작, 사용자 조사, UX 디자인, 마케팅 등의
초기 단계에서 출시에 이르기까지 늘 포용성을 생각해야 해요.
애니 장바티스트의 인터뷰 전문은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5호 <시니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