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디자인할 때 행복합니다


크리스 맥긴리

헬렌 햄린 디자인 센터 선임 연구원


인터뷰 미션잇 편집부

사진제공 Cecilia Zecca



크리스 맥긴리Chris McGinley는 고령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좋은 디자인이 컨셉이나 아이디어 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상업화 될 수 있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현재 영국 왕립예술학교 헬렌 햄린 디자인 센터The Helen Hamlyn Centre for Design 선임 연구원으로서 연령 및 다양성 디자인 리서치를 이끌고 있으며, 고령자를 타깃한 기업들의 디자인 프로젝트 자문을 중점적으로 맡고 있다. 그를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사람이 중심이 되는 디자인을 고민하는 탐구자이다.



크리스 맥긴리 ⓒCecilia Zecca


헬렌 햄린 디자인 센터의 선임 연구원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지 소개부탁드립니다. 

저는 연령과 관련된 디자인 리서치를 이끄는 일을 하고 있어요. 헬렌 햄린 디자인 센터에서는 약 20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주제가 바로 포용성이에요. 센터에서 보통 1년에 6개 정도의 리서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패키징, 커뮤니케이션, 건축, 제품과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다뤄요. 그동안 프로젝트들을 지켜봤을 때 안타깝게도 의도는 훌륭하지만 상업화되지 못하는 디자인이 많죠. 또한 인클루시브 디자인 시장의 규모와 잠재력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기업도 이제 막 배워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 센터는 디자이너와 기업 관계자들을 한 곳에 모으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 나타나는 인구 고령화의 주요 트렌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고령화는 글로벌 트렌드가 되었죠. 영국도 예외가 아니에요. 20년 이내에 영국 인구 4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될 거라고 해요. 그 중 상당수는 85세 이상일 거고요. 엄청난 숫자죠. 고령화는 장애와 맞물려 있기도 한데요. 영국에는 약 1,460만 명의 사람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죠. 나이가 들수록 여러 가지 경미한 장애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디자인 에이지 인스티튜트에서 말하는 연령과 다양성에는 장애도 포함됩니다. 또 영국은 고연령층 내에서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요. 예를 들면 영국 왕립예술학교는 런던의 켄싱턴 앤드 첼시라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의 평균 기대 수명은 85세예요. 그런데 제 고향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는 남성의 기대 수명이 런던에 비해 10년 정도 짧습니다. 주거시설, 교육 수준, 식단, 생활 방식 등 불평등의 원인은 다양해요. 그 중 일부는 디자인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요.


ⓒCecilia Zecca




디지털 기술의 개발만큼 디지털 접근성 향상이 중요한 이슈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센터에서도 관련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나요? 영국 내 디지털 기기 디자인 표준을 제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어르신과 장애인도 알렉사Alexa, 시리Siri 를 활용해 다양한 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언어장애가 있어서 음성명령을 내리기 어려운 사람들도 고려하고 있고요. 사용자 스펙트럼의 양 끝단에 있는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여서 디지털 기기가 이들의 삶에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류의 사용자가 아닌 아웃라이어에 맞춰 설계하면 모두에게 더 편리한 디자인이 되기 때문이죠. 


고령화 시대에 ‘행복’을 디자인하기 위한 개인적인 사명이 있으시다면요? 

디자인의 사회적 모델은 사용자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디자인이 혹시라도 고령자에게 기회가 아닌 장벽을 만들어내고 있는 곳은 없는지 정확하게 살피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제 작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공감의 역할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연령과 다양성의 차원을 폭넓게 고려하는 아이디어에 관심이 있죠. 그래서 저는 고령자를 위한 디자인을 통해 모든 사람을 위한 세상을 디자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 방법 중에 가장 확실한 전략은 당사자와 함께 디자인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을 통한 진정한 행복은 시간을 내어 당사자와 진정성 있게 소통할 때 얻을 수 있어요.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여는 일이죠. 그럼 누구든 더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설명해줄 거예요. 


행복을 주는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행복을 주는 디자인이란, 꼭 큰소리로 웃게 하는 디자인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모든 디자인은 일상 속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작동해야 해요. 사람들은 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만 디자인을 알아차려요. 자꾸 눈에 거슬린다면 그건 정말 형편없는 디자인이죠 (웃음). 하지만 좋은 디자인은 애쓰지 않아도 삶 속에서 물 흐르듯 작동해요. 알아차릴 새도 없이 말이죠. 그러다 문득 ‘이거 정말 똑똑한 디자인이네’ 하고 조용히 미소를 짓게 하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죠. 마찬가지로 삶의 어느 단계에 와 있든지, 애쓸 필요가 없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하고요.




누구에게나 집은 ‘그저 살 만한 곳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곳’이 되어야해요.

기기를 사용할 때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거나,

남들과 다르게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는 안 되죠.



크리스 맥긴리의 인터뷰 전문은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5호 <시니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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